예배당 뒤뜰 느티나무의 새싹이 예년과 같지 않았다.
아침마다 올려다봐도 무성하기는 커녕 어느 가지는 말라 죽은 것 같이 보였다.
부활 주일 아침,
2층 사무실에서 내려다보니 새싹이 가득하지 않은 이유가 명백하게 보였다.
이발을 해주지 않아서 나뭇가지가 많이 죽었던 것이다.
심지어 큰 줄기조차 이미 병들어 있었다.
서둘러 오늘 사다리차를 부르고, 나뭇가지를 자를 '외과전문의'를 불렀다.
한나절이 넘게 걸리는 일이었다.
의외로 상태가 심각해서 많은 부분을 도려내야했다.
60년이나 된 나무를 이제야 어루만지다니...
무심한 내가 딱해서 저녁 나절에도 상고머리치듯
올려깍인 나무를 한참이나 매만졌다.
앞으로 160년은 너끈히 살아라!